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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단상]휴대폰 한글 문자판 표준화를 바라 보는 눈

발행일 2010.10.25

김인순기자 insoon@etnews.co.kr

지면일자 2010.10.26    한마디쓰기(0) -작게 | 기본 | +크게      
김국 서경대 교수

김국 서경대 교수<김국 서경대 교수>

휴대폰 한글 입력 방식 표준화가 사회 이슈로 떠올랐다. 지식경제부에서 작년부터 휴대폰의 한글 문자판을 표준화하겠다고 발표한 이후 표준화가 진행되고 있다. 오랫동안 자판 입력기를 연구해온 내가 볼 때 현재 시중에서 사용되는 입력 방식은 지금보다 한글의 정보과학 지식이 부족할 때 나온 것이다.

정부의 이번 표준화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기 위해 몇 가지를 밝히고 싶다.

우선 문자 입력방식이란 크게 두 가지 주제로 구성된다. 첫째는 문자배열 문제, 둘째는 협의의 입력방식 문제다. 흔히 이 두 가지를 구분하지 않고 뭉뚱그려서 문자 입력 방식이라고 부르거나, 문자배열이라고 부른다. 이 두 가지는 상호 연관성이 있으나, 각각 그러면서 체계적으로 접근해야 한다.

문자배열은 한 키에 자음, 모음을 어떻게 할당하는지에 따라 △자음모음 분리형 △자음모음 교대형 △자음모음 혼재형이 있다. 실용되는 대부분의 입력방식이 자음모음 분리형에 해당한다. 삼성전자의 이른바 천지인 모델은 이 유형의 특이한 경우다. 즉 모음 대신 모음을 분해한 획을 배열했다.

입력 방식은 배열된 자모를 어떻게 구현하는지에 따라 △제자리타 방식(multi-tap) △변환 방식 △교대 방식 등으로 구분된다. 모든 입력 방식은 장단점을 가지고 있다. 제자리타 방식은 국제적으로 일반적인 방식으로 자모를 제자리에서 해결하는 대신, 한글의 경우 받침-초성 사이의 연접현상이 발생한다. 변환 방식은 연접현상이 없는 장점이 있는 대신, 운지거리가 길어지고 변환용 기능키가 필수다. 자모교대 방식은 자모의 입력 자체는 타수가 적어지는 장점이 있으나, 또 다른 단점을 지녔다.

훈민정음의 제자원리는 모음의 경우 천지인, 자음의 경우 조음기관의 모양에 따른 아설순치후 다섯 글자 및 가획원리로 구성된다. 이것은 과학적, 철학적으로 훌륭한 제자원리다. 어떤 사람들은 이를 휴대폰에 그대로 적용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러나 문자입력에 자모 빈도, 입력순서, 인간공학적 미세동작을 고려하지 않고 제자원리를 적용하는 것은 과학적 공학적인 설계가 곤란하다.

문자 입력방식은 자모의 특성, 빈도, 기호문자 여부, 계산기용 자판(7-8-9형)과의 매칭문제 등이 종합적으로 고려되어야 한다. 한글은 영어와 같은 라틴문자계에 비해, 특히 모음의 우수한 특성이 있다. 예컨대 한글의 모음은 연접현상을 일으키지 않으며, 모음의 순서가 규칙적이라는 특성을 고려해야만 한다.

내가 볼 때, 실용되고 있는 모델 중에서 상대적으로 자음 쪽은 삼성의 모델이 유리하고, 모음 쪽은 엘지의 모델이 유리하다고 본다. 두 가지 방식의 장점을 취하고 배열 위치라든지 약간의 개선을 통해 좋은 표준안을 얻을 수 있다고 본다.

단계적으로 나누어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첫 번째 단계는 `배열`을 표준화하는 것이다. 하나의 표준 배열이 바람직하지만 만일 부득이하다면, 모음 부분에 있어서, 예컨대 천지인을 허용하는 두 가지 복수표준이 필요할지 모른다. 제자리타 방식이냐 변환 방식이냐는 당분간 제조사에 맡겨 기술적 호환성, 마케팅의 특성을 유지시킬 수 있을 것이다.

두 번째 단계는 충분한 시간을 두고 입력 방식의 생존력과 사용자 평가를 보고 적절한 시기에 전반적인 입력 방식을 표준으로 정하는 것이다. 이러한 단계적 접근이 사용자나 제조사의 혼란과 충격, 불만을 줄일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다. 지금은 첫 번째 단계가 시급하다고 본다.

김국 한국자판표준연구소장 ksk@skuniv.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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