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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T 시론] 기술표준, 고객 편의에 맞추자

허경 지식경제부 기술표준원장
입력: 2010-11-30 23:38

[2010년 12월 01일자 23면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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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게나 길이 단위로 거래되는 국내외 상거래나 나사, 소켓 등 공산품과 자동차 수리방 법 등 일상적으로 반복되는 것에 대하여 표준을 만들어 사용하면 너무나 편리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물론 온 세상을 모두 다 표준화해 버리면 융통성이나 다양성이 없어져 사회가 활력을 잃기도 하지만 필요이상으로 다양해지면 사회적, 경제적 손실이 발생된다. 휴대폰 충전기가 집안에서 나뒹굴게 되거나, 휴대폰 문자입력자판이 표준화되지 못해 휴대폰 교체 때마다 많은 불편을 겪어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과거 공산품은 제조공정이나 요소부품들의 표준화를 통하여 생산성과 효율이 획기적으로 향상되었다. 또한 생산기술의 발달로 소량다품종 생산도 가능하게 되어 새로운 기술과 다양한 디자인들 을 즐기면서 소비자들도 생산된 제품에 대하여 큰 저항 없이 사용하여 왔다. 그러나 문제는 디자인, 성능 등을 이유로 너무 다양한 종류가 생산되어 불편을 느낌에도 불구하고 기술적인 전문성이 강한 공산품의 속성상 생산자측면의 입장만 주로 반영되었고 개인발명에 의한 특허권 등 복잡한 기업들의 이해관계로 소비자의 입장이 전혀 반영되지 못하는 판매자 주도 시장(Seller's Market)이 형성되어 왔다.

그러나 표준화 추진에 있어 사회경제적 편익 등을 고려하여 이제는 생산자뿐만 아니라 소비자도 주요한 이해관계자의 하나로 보아야 한다. 이에 따라 지난해 11월 생활표준화추진협의회(위원장 송보경)가 만들어졌고 1차로 50개의 생활표준대상을 선정하여 2012년까지 단계적으로 추진해 나가기로 하였다. 이미 교통카드나 맑은 물 공급설비 및 장례식 서비스 등에 대한 표준 등 8건은 완료되었고 논란이 되고 있는 정보기기 문자입력방식이나 휴대폰 배터리ㆍ 진공청소기ㆍ먼지봉투 등 14건은 진행 중이다. 휴대폰 배터리의 경우 한 개 회사만 하더라도 60여 개 모델이 있어 한가지로 갑자기 표준화하는 것은 디자인이나 성능 상 문제가 있다는 의견도 있다. 이러한 점을 감안하여 우선 수 개로 대폭 단순화하고 점진적으로 단일 표준화하는 방향으로 검토되고 있다.

정보기기 문자입력방식에 관하여는 벌써 15차례 이상 걸친 회의에도 불구하고 공감대 형성에 애로를 겪었지만 국민여론에 힘입어 해결의 실마리를 찾았고 앞으로도 제품을 직접 구매하는 국민 소비자들의 입장이 보다 강화되어야 하는 이유들을 잘 보여주었다 하겠다.

최근 한글자판 표준화에 대한 쟁점사안을 해결하기 위하여 업계 및 주요 특허권자들이 모여 특허권 문제를 논의하였고 국회에서 당정협의회가 열렸다. 먼저 관련업체간 협의체에서 자율적인 표준안을 마련하도록 하고 국가표준에 대한 선정기준은 소비자 단체를 중심으로 구성된 `입력자판 선정위원회'에서 마련키로 하였다. 소비자 의견을 적극 반영하기 위하여 민간중심의 표준화 포럼도 출범시키고 국회차원의 대국민 공청회를 개최하여 휴대폰 한글자판 표준 제정을 추진할 계획이다.

그동안 KS 표준을 제정하는 과정도 50년이라는 긴 세월이 흐르면서 큰 변화가 없이 과거에 머무르고 있었지만 이제는 새로운 시대정신에 따라 소비자입장이 강화되어야 한다. 과거 우리의 원천기술이 없어 스스로 기술표준을 제정하기보다 글로벌 표준 도입에 의존하여 왔으나 이제는 우리의 원천기술을 토대로 300여건 이상을 글로벌 표준으로 만들어가고 있는 단계이다. 하지만 표준화 과정에서 공감대 형성방법이라든지 어디까지 표준화하여야 하고 언제 표준화하여야 하는지 등에 대한 철학 내지 기준은 아직 미흡한 것이 사실이다. 최근 설립된 표준학회(회장 박상희)는 앞으로 이를 개선해 나가는데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고 아울러 모든 이해 관계자들이 함께 노력하여 KS제도를 새로운 시대정신에 맞게 재정립 혁신해 나가야 할 것이다.

특히 정보기기 문자입력방식 표준화의 경우도 해결에 어려움이 있고 다소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있지만 구매력을 바탕으로 한 소비자들의 적극적인 참여, 업계의 자발적인 노력, 관련 발명자들의 합리적인 협력, 국회와 정부의 노력으로 빠른 시일 내 표준화의 결실을 이뤄내도록 해야 할 것이다. 소중한 문화유산인 한글에 대한 국민적 자긍심이 상처를 입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여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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