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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대폰업체 영문자 입력기능등 특허공세에 휘청]중소기업 거액 로열티 ‘좌불안석’  

2006. 02. 02, pm 5:16 (KST)

국내 휴대폰업계에 ‘특허 경보’가 잇따라 발령돼 애써 쌓아올린 ‘코드분할다중접속(CDMA) 종주국’의 위상이 뿌리째 흔들리고 있다.

삼성전자, LG전자, 팬택계열 등 국내 휴대폰업체들은 지난 93년부터 지난해까지 CDMA의 원천기술 사용대가로 미국 퀄컴사에 3조원가량의 로열티를 지불해온 데 이어 제2, 제3의 원천기술 보유업체들로부터 무차별적인 ‘특허 공격’을 받아 심각한 타격을 받고 있다.

이런 특허 공격은 국내 휴대폰업체가 판매하는 휴대폰에 들어가는 원천기술인 CDMA칩, 유럽형 이동통신(GSM)칩, 광대역 코드분할다중접속(WCDMA)칩, ‘영문자 입력기술’ 등 방대하다.

그나마 삼성전자, LG전자 등 대기업들은 자체 특허를 다수 보유하고 있어 크로스 라이선싱(특허 공유)을 통해 피해를 최소화하고 있지만 중소 업체들은 고스란히 거액의 로열티를 떠안고 있어 정부 차원의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줄줄 새는 특허료

해외 원천기술 보유업체들의 특허 공세는 국내외와 대·중소기업을 가리지 않고 끊임없이 이뤄지고 있다.

특히 일명 ‘특허 사냥꾼’들은 오랜 시간 특허권을 주장하지 않다가 해당 휴대폰업체가 상당한 매출을 올리는 시점에 한꺼번에 거액의 로열티를 요구하는 ‘폭탄식 공격’을 가하고 있다.

국내 휴대폰업체를 상대로 드러내지 않은 채 물밑에서 특허료를 요구해 거액을 챙겨가는 원천기술 보유업체들도 상당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우려를 낳고 있다.

그 대표적인 사례가 이번 미 텍사스대학의 영문자 입력기술 특허권 요구다.

이 대학은 지난 98년 삼성전자가 AOL의 자회사인 태직커뮤니케이션즈로부터 영문자 입력기술을 구입한 이래 지금껏 아무런 언질이 없다가 특허권 만료시한을 앞둔 시점에서 특허권을 행사했다.

영문자 입력기술이 AOL의 기술인 줄만 알았던 삼성전자와 LG전자, 팬택계열 등 휴대폰업체들은 텍사스대학의 갑작스런 공세에 속수무책일 수밖에 없다.

국내 휴대폰업체들은 텍사스대학과 AOL의 원만한 협상 추이를 지겨보면서 직접적인 맞대응은 자제하고 있지만 비관적인 분위기다.

지난해 7월 노키아를 상대로 GSM 관련 특허분쟁에서 승소했던 미국 무선기술업체 인터디지털도 유사한 사례다.

인터디지털은 이미 LG전자에 특허소송을 걸어 2억달러가량의 로열티를 받아냈다. 인터디지털은 삼성전자와도 특허분쟁을 벌여 거액의 로열티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인터디지털은 이어 팬택계열, VK 등 업체와도 특허분쟁을 벌이고 있는 상황이다. 게다가 인터디지털은 GSM뿐 아니라 WCDMA 기술 등 300여개의 특허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추가적인 특허 공세가 이어질 가능성도 높다는 게 업계의 전언이다.

이외에도 미국 기업 세인트클레어 지적재산권 컨설턴트도 디지털카메라 이미지를 다양한 파일 포맷으로 변환하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어 국내 카메라폰 업체들을 긴장시키고 있다는 것.

■근본적인 대책은 없나

해외 특허 사냥꾼들의 끊임없는 공격은 우리나라 휴대폰 산업의 경쟁력 약화로 직결되기 때문에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

현재 삼성전자, LG전자, 팬택계열 등 대기업들은 크로스 라이선싱 전략을 채택해 대응하고 있다. 이 대책은 궁여지책일 수밖에 없다.

결국 특허권 분쟁에서 해방되기 위해서는 차세대 휴대폰 표준을 먼저 선점해야 한다.

즉 대기업들은 그동안 1, 2세대 기술에서 원천기술 확보에 실패한 것을 거울삼아 3.5세, 4세대 기술인 고속데이터패킷접속(HSDPA), 와이브로, 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DMB) 등에서는 세계 표준을 선점해야 한다는 것.

그러나 중소 휴대폰업체들은 크로스 라이선싱이나 세계 표준 선점에 무리가 있다.

따라서 정부가 중소 휴대폰업체들을 위한 종합적인 대책을 마련하는 방안이 요구되고 있다.

중견 휴대폰 업체의 한 관계자는 “대부분의 기업들이 비밀 유지 계약(NDA)에 따라 협상을 비공개로 하고 있다”며 “앞으로 휴대폰을 많이 팔면 팔수록 특허공세는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여 정부 차원의 지원이 절실하다”고 토로했다.

이에 대해 정통부 관계자는 “지난해 GSM 특허맵이나 IITA 지적재산센터 등을 만들어 대응에 나서고 있다”며 “앞으로 보다 강력한 대응책을 만들어 나가겠다”고 전했다.

/ hwyang@fnnews.com 양형욱기자


** 원천기술 확보의 중요성을 지적하는 기사입니다.  우리 벤처기업들이 각 분야에서 그러한 역할을 해낼 수 있는 풍토가 되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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